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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04.09.30일자 인천일보 기고> 동북공정과 통일한국
작성자 관리자

얼마 전 중국을 다녀왔다. 사단법인 백야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에서 마련한 '청산리 구국 대장정'의 단장을 맡아 대학생 60명과 함께 중국 동북 3성 일대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와 고구려.발해 유적지를 돌아봄으로써 올바른 역사인식과 민족 정체성을 찾고 민족정기의 함양을 위한 계기가 되는 뜻 깊은 행사였다.
우리가 중국을 방문해서 느낀 고구려사 왜곡은 국내에서 알았던 것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각했다.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일환으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구려 역사를 편입하려 할 뿐만 아니라 발행의 역사는 이미 자국의 역사는 이미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켜 중국사로 가르치고 있었다. 또한 조선족들조차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사로 배워 알고 있다는 현실은 슬프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한.중 수교이후 상당한 발전과 협력을 이루어 온 우리나라와 첨예한 갈등까지 감안하고도 동북공정을 진행하려 하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중국은 영토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중국은 1842년 아편전쟁에서 영국에게 패한 후 홍콩을 빼앗기고, 이후 포르투갈에는 마카오를 내주는 등 당시 세계열강에게 영토를 빼앗겼다가 되찾은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홍콩은 무려 155년이 지난 1997년에서야 되찾았다. 그래서 중국은 아편전쟁이 일어난 1839년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949년까지를 '굴욕의 세기'라고 부른다.
따라서 중국은 바로 통일한국의 고토회복운동(古土回復運動, irredentism)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지극히 유동적이긴 하지만 중국에서도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통일한국의 시대가 열리면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라는 완충지역을 잃고, 자기네와 상이한 체제를 갖춘 통일한국과 직접 맞부딪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한국 이후 우리의 고토회복운동이 전개돼 중국 내의 조선족들이 동요하거나 통일한국에 포함되기를 원하고 중국 내의 내몽고 자치구, 신장성 자치구(구소련 민족), 시장성 자치구(티벳) 등 다른 소수 민족으로까지 고토회복운동이 이어진다면 중국은 또 한 번의 영토문제뿐 아니라 구소련의 붕괴와 같은 사태를 맞이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즉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은 통일한국의 고토회복운동을 염두에 둔 치밀한 사전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 중국 외교부의 우다웨이 아시아담당 부부장과 중국 구가서열 4위인 자칭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잇따라 방한하여 우리 정부에게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구두양해와 책임 있는 해결을 약속했지만, 이는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한.중간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수습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중국 당국이 고구려사를 한국의 역사라고 인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 당국의 구두양해와 책임 있는 해결 약속에도 불구하고 9월 15일 중국 문화부 산하기관인 중외문화교류센터가 발간한 관영 월간지 '중외 문화교류' 9월호와 그 다음날인 16일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고구려연구재단 주최 한중 양국 고구려사 학술회의에 참석한 중국학자들은 "고구려는 중국 동북지방의 고대 소수민족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역사왜곡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연구도 고구려사 뿐 아니라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역사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한 고구려 통합연구를 조속히 추진하고 우리와 같은 중국으로부터 역사왜곡을 당한 나라와 민족 또는 자국의 역사왜곡을 부끄러워하는 중국의 양심적인 역사학자들과 학문적 공조를 모색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술적 차원의 대응만으론 하계가 있다. 지난 12년간 한국과 중국은 수교 이후 외형적으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온 것은 사실이나 이번과 같은 중국의 역사왜곡 기도를 계기로 양국간의 동반자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외교적 마찰' 운운하며 이런 논의를 스스로 회피해 왔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왜곡 목적과 본질이 이러하다면 이제는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서서 그에 맞는 정치적 대응책과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외교적 마찰이 있다 할지라도 고구려사를 왜곡해서는 한국과의 정상적인 관계 유지가 어렵다는 인식을 중국 측에 강력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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