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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칼럼
제목 [07.02.02 인천일보] 북·미 베를린 회동 의미
작성자 윤상현의원실입니다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북·미 베를린 회동이 있었다.
국내 언론 대부분은 베를린 회동을 통해 크리스토퍼 힐 美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만나 BDA(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 동결 북한계좌의 해제와 동시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동결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Monitoring(감시)을 받아들이는 합의를 한 듯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과 북한이 그러한 큰 틀에서 앞으로 협의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구체적으로 미국이 언제, 얼마만큼의 BDA의 불법계좌를 해제하고 이와 동시에 북한이 언제, 어느 시설을 동결하고 IAEA를 받아들이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에 양국이 합의한 것은 아니다. 단 미국과 북한이 이번 베를린 회동에서 합의를 본 게 있다면 그것은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것이다.
미국 조야의 입장은 작년 10월 9일 북한의 지하 핵실험 이후부터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할뿐더러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제재와 압박을 당하기 전까지는 결코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확고하게 믿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하고 이라크에서 고전하는 등 정치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북핵사태의 해결을 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핵 문제 해결의 대원칙인 북한 핵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폐기)에는 한 치의 변화도 없다는 것이 옳다.
그리고 BDA 북한계좌는 근본적으로 위조지폐 제조, 돈 세탁 등 불법행위와 관련있는 것으로서 법적인 문제에 해당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판단해 금융제재를 전적으로 해제할 수는 없고, 다만 BDA에 동결된 북한의 2천400만달러 중 합법자금으로 추정되는 750만~1천200만 달러를 북핵해결의 초기이행조치로 해제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미국의 힐 차관보가 미국의 교섭창구이긴 하지만 힐 자신은 북핵 해결의 업적을 만들려고 하는 야심찬 인물이고 결국 힐은 교섭만 하지 결정권은 미국 지도부에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반면 북한은 이번 회동을 통해 핵 동결의사의 유화적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 미국과의 긴장을 일부 해소시키고 남북관계를 회복시켜 남한의 쌀, 비료 등의 지원 받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활성화라는 경제적 실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고자하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북관계를 교착상태로 끌고 가는 것 보다는 완화시키는 것이 남한의 정치게임에 개입하기 쉽다고 생각하고 또한 미국 조야 일각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Pinpoint(핀포인트) 군사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북 관계를 일시적이나마 완화시키고자 하는 계산이다.
따라서 2월 10일 이전 차기 6자회담이 개최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BDA 합법계좌에 대한 동결을 해제하고 에너지 등 경제 지원을 재개함과 동시에 북한이 영변의 5MW 원자로 가동 중단과 IAEA의 입국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일시적이나마 6자회담에 복귀, 핵 동결에 응하는 척 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와 남한의 경제 지원을 얻어내는 것이 6자회담 거부보다는 더 안전한 전략이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핵 시설을 동결하고 IAEA가 들어오더라도 엄격한 사찰을 불허하고 과거 1990년대 초반같이 카메라 설치와 현장 감시 정도의 느슨한 형태의 Monitoring을 주장하고, 이에 반해 미국은 북한의 5MW원자로 가동 중단이 북한 핵의 CVID에 이르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북한에 핵포기의 구체적 프로그램 제시와 CVID에 완전한 이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결코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사 구체적 핵프로그램 포기를 제시하더라도 실천하지 않고 시간 끌기 작전으로 나올 가능성이 다분해 장기적으로는 북핵문제를 교착상태로 끌고 가면서 비밀리에 북핵 능력을 더욱 제고시키고자 할 것이다.
이번 베를린 회동의 의미는 북한이 먼저 회동을 제의하고 온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UN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그만큼 효용성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김계관 부상의 "모든 것이 변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에 혹해서 북한이 손들고 나온다는 식으로 장미빛 전망을 내놓으면서 쌀, 비료 등의 즉각적 대북지원을 재개하려할 것이 아니라 북핵 폐기의 구체적 행동을 보면서 단계적 대북지원을 고려하고 또한 국제기구를 통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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